영원한 피안에의 갈구와 동경, 그 아름다움

구스타프 말러‘대지의 노래’Gustav Mahler‘ Das Lied von der Erde’

구스타프 말러19세기 낭만주의 물결을 타고 이 세상에 태어나 20세기 초엽까지 남긴 구스타프 말러의 작품들은 한마디로 영원한 이상향에의 동경으로 가득 찬 것들이었다. 그의 생애를 떠올리며 그의 대표작‘대지의 노래’를 감상해보자.

쇼펜하우어의 염세철학에 강렬한 인상을 받으며 젊은 시절을 보냈던 우리 시대의 마지막 낭만주의자 구스타프 말러. 그는 항상 죽음 저쪽에 도사리고 있는 피안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두려움을 함께 불태우면서 길지 않은 51년의 생애를 마쳤다.

‘대지의 노래’가 태어난 배경도 말러의 인생관을 바닥에 깔고 이루어진‘영혼의 노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말러가 강렬한 동양사상에의 접근을 추구하면서 이태백, 전기, 왕유, 맹호연 등의 시작품에 심취했던 인간적 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말러는《중국의 피리》라는 시집을 읽어보게 되면서 이 작품이 쓰게 되었고, 결국 이 시집 속에 일관되어 흐르고 있는 인생 자체 관념에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여섯 개의 성악곡으로 구성된 그의 번호 없는 특이한 교향곡인‘대지의 노래’의 첫 곡은‘대지의 애수를 노래하는 술 노래’로 이백의 시다. 둘째 곡이‘가을에 쓸쓸한 자’로 전기의 시, 세 번째 곡이‘청춘에 대해서’로 이백의 시, 네 번째가 ‘미에 대해서’로 이백의 시, 다섯 번째가 바로 ‘춘일취기언지(春日醉氣言之)’에서 발췌한 ‘봄에취한 자들’로 이백의 시, 가장 길고 백미인 마지막 곡 ‘고별’은 맹호연과 왕유의 시를 말러가 나름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중국 당나라시대의 시인 이백의 시 ‘춘일취기언지’내용을 보자.

인생이 한낱 봄의 꿈이라면 노력이나 노고도 쓸데가 없다.

나는 마실 수 없을 때까지 종일토록 마시겠노라.

눈뜨면 무엇이 들리는가. 가만히 나는 듣고 있다.

새는 노래하고 웃도다. 나는 새로이 잔을 채우고 마시노라

157년 전, 보헤미아에서 태어난 구스타프 말러가 1303년 전에 중국에서 태어난 이백의 시 네 편을 그의 교성 교향곡 ‘대지의 노래’에 활용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구스타프 말러가 동양의 도교사상에 얼마나 깊이 심취했는가를 알 수 있다.

1908년 가을, 당시 말러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가극장에 초빙되어 있다가 여름 휴양을 위해 오스트리아의 티롤 지방에 머무르고 있었다. 죽음을 불과 3년 뒤로 남긴 인생고백과도 같은 심경으로 하나하나의 시에 곡을 붙여 나갔다. 말러는 이 교향곡을 남기기 전에 이미 8개의 교향곡을 발표한 바 있어 교향곡 9번이 되어야 하나 말러는 베토벤 이후 대부분의 교향곡이 9번에서 끝난다는 불안감이 있어 의도적으로 그냥 ‘대지의 노래’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말러는 끝내 이 작품이 연주된 것을 보지 못한 채 1911년 51세의 나이로 비엔나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추천 음반

  1. 브르노 발터(빈필 지휘), 소프라노-캐틀린 페리어, 테너-줄리어스 파차크

    (1952, Decca)

  2. 레오나드 번스타인(뉴욕필 지휘), 소프라노-크리스타 루드비히, 바리톤-발터 베리

    (1965, CBS)

  3. 오토 클램퍼러(필하모니아 지휘), 소프라노-크리스타 루드비히, 테너-프리츠 분데리히

    (1967, EMI)?

오재원 교수 _ 한양대구리병원 소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