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지켜낸 진정한 로맨티스트

로베르트 슈만『시인의 사랑』Op.48

로베르트 슈만이맘때쯤 항상 슈만의 연가곡‘시인의 사랑’을 즐겨 듣는다. 따스한 봄에 너무도 어울리는 작품으로

젊은 시절 괴로울 때나 슬플 때 외로운 마음을 쓰다듬어 주었던 곡이다.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로베르트 슈만은 일생 동안 음악만큼이나 문학에 심취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책에 묻혀 있었다. 14세 때부터 그는 아버지가 출판하던 책에 시를 쓰기도 했지만 진정 그를 열광케 하고 미치게 만든 것은 음악이었다.

슈만은 어려서부터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일곱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으며 얼마 후 작곡에도 손을 댔으나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의 부모가 작곡하는 것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결국에는 1828년 라이프치히 대학 법과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법 공부보다는 피아노 선생을 찾아가 하루 종일 연습하기에 바빴다. 그 선생 댁에는 아홉 살 된‘클라라’라는 어린 딸이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미 장래가 촉망되는 피아니스트였다.

그 당시 슈만은 같이 피아노를 배우는 한 여학생과 사랑에 빠져 있었는데, 초기 피아노곡인‘교향적 연습곡’,‘ 카니발’등은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슈만에게 불행이 찾아오게 된다. 1833년 손가락 힘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고안한 연습 기계를 실험해 보다가 손가락을 다치게 되어 피아니스트의 길을 접게 된다. 하지만 그는 이후 작곡에 전념하면서 그 이듬해 <새 음악>이라는 잡지를 정기적으로 펴냈다. 여기에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청년 음악가 브람스를‘베토벤의 위대한 독일 음악 전통을 이을 대가’라고 이 잡지에 소개했고 브람스는 슈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잡지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 갔다.

이 시기에 슈만은 14세의 클라라와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지만 클라라의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슈만을 가르쳐주고 먹여 주었더니 철모르는 딸을 꾀는 배은망덕한 놈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싸움이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고 싸움은 법정으로 비화했으나 결국 1840년에 겨우 결혼 승낙을 얻게 되고 그때부터 역사상 최초로 남녀 두 사람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가 음악으로 펼쳐지게 된다. ‘시인의 사랑’, ‘여인의 사랑과 생애’라는 그의 대표적인 연가곡집 등 한 평생 작곡한 2백 50여 곡 중 절반이 바로 그 해에 쏟아져 나왔는데 모두가 클라라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였다.

‘시인의 사랑’은 16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곡 아름다운 오월에, 제2곡 나의 눈물 자국에서, 제3곡 장미, 백합, 비둘기, 제4곡 그대 눈동자를 볼 때, 제5곡 영혼을 가라 앉히리, 제6곡 신성한 라인강의 흐름에, 제7곡 나는 원망하지 않으리, 제8곡 저 작은 꽃이 안다면, 제9곡 울리는 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제10곡 연인이 부른 노래를 들으면, 제11곡 젊은이는 처녀를 사랑해, 제12곡 밝은 여름 아침에, 제13곡 나는 꿈속에서 울었네, 제14곡 밤마다 꿈에, 제15곡 옛 이야기에서, 마지막 16곡인 불쾌한 옛 노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추천 음반

  1. 피셔 디스카우(바리톤), 제럴드 무어(피아노) DG, 1975
  2. 피터 슈라이어(테너), 한스 호터(베이스), 한스 왁스만(피아노) Austra, 1950
  3. 프리드리히 분데리히(테너), 외르그 데무스(피아노) DG, 1961

오재원 교수 _ 한양대구리병원 소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