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음악과의 융합을 향한 슈트라우스 오페라의 전환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장미의 기사> 작품번호 59

Richard Strauss Opera <Der Rosenkavalier> op.59(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장미의 기사> 작품번호 59)

이 오페라는 명랑하고 유쾌한 희극으로 슈트라우스의 이전 오페라 <살로메(Salome)>나 <엘렉트라(Electra)>와는 크게 다른 형식이다. 많은 모티브를 사용해 배역의 성격과 다양한 극중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고, 아름다운 선율은 옛 바로크의 정취마저 느끼게 한다. 또한 화성과 오케스트라에 있어서는 바그너의 영향에서 벗어나 개성적 이면서도 모차르트의 색채를 찾아볼 수 있다. 쾌락 속에 절제가 있으며, 즐거움 속에 교훈이 있다. 모차르트 음악과의 융합을 지향했던 슈트라우스 자신에게 전환기가 된 오페라로 대부분의 선율은 쉽고 화성은 편하다. 관현악법은 대규모지만 색채를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조심스럽다.

오페라 <엘렉트라>를 작곡하던 당시 이미 그는 다음 오페라로 모차르트풍의 오페라를 구상했다. 역시 모차르트 오페라를 좋아하던 대본작가 호프만슈탈(Hofmannsthal)은 바로 줄거리를 정했는데, 친구 케슬러 백작의 집에서 오스트리아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시종장이었던 케벤휠러-메트슈 공작의 일기를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줄거리에는 그 일기에 기록되었던 당시 오스트리아 왕실과 귀족들의 생활상이 인용되었다. ‘장미의 기사(The Knight of the Rose)’는 ‘결혼의 징표로 은장미를 신부에게 보내는 대리인’이라는 가공의 역할을 하는 인물. 실제 18세기에 이 풍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1막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통치 초기, 빈의 원수 부인 침실 육군원수 부인 마샬린은 남편이 사냥을 가서 집을 비운 틈을 타 열일곱 살의 젊은 귀족 옥타비안과 밤을 보내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이때 누군가의 발소리에 옥타비안이 숨는다. 초콜릿 쟁반을 든 흑인 하인임이 드러나자 두 사람은 안심한다. 잠시 후 친척인 오크스 남작이 방문하자 마샬린은 옥타비안이 발각되지 않도록 그를 여자 시녀로 변장시킨다.

신흥 귀족인 파니날 가문의 딸 소피와의 결혼을 앞둔 남작이 자신의 결혼식에 관해 의논코자 찾아온 것이다. ‘마리안네’라는 이름의 시녀로 변장한 옥타비안은 그 자리를 빠져나가려 하지만, 남작은 옥타비 안의 미모에 빠져 수작을 부린다. 남작은 부인에게 귀족사회의 관례에 따라 결혼 전 은장미를 파니날 가(家)에 보내야 하는데 이를 전달 할 ‘장미의 기사’를 누구로 하면 좋을지를 묻는다. 부인은 옥타비안이 그려진 상자를 보이며 사촌동생이라며 추천한다. 남작은 장미의 기사가 될 사람과 시녀 마리안네가 꼭 닮았다며 신기해한다. 부인은 마리 안네를 내보내고 이어 공증인, 요리사, 가수와 연주자 등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들어온다. 그 와중에 남작은 공증인과 결혼지참금 상담을 한다. 부인은 장미의 기사를 옥타비안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하며 남작을 보내고, 모인 사람들도 내보내면서 혼자 남아 자신의 젊었던 날을 회상한다. 다시 옥타비안이 들어오자 부인은 젊고 예쁜 처녀를 찾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옥타비안이 그런 날은 생각하기도 싫다고 거절하지만 부인은 교회에 가야 한다며 그를 떠나게 한다. 홀로 남은 부인은 작별 키스를 못했다며 하인을 불러 그를 다시 부르라고 하지만 이미 떠났다고 하자, 은장미가 든 상자를 옥타비안에게 전해줄 것을 명한다.

제2막

파니날의 집 옥타비안은 장미의 기사로서 은장미를 들고 들어온다. 소피에게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한 후 은장미를 바친다. 소피는 그 꽃의 향기를 맡으며 천국의 꽃과 같다고 말한다. 옥타비안도 허리를 구부려 꽃의 향기를 맡으려 하는데 그만 소피의 얼굴을 마주 보게되고 이제껏 못 느꼈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소피 또한 그의 매력에 빠지고 결혼하게 될 것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긴다. 그들은 잠시 대화를 주고받는데 남작이 나타나 예전처럼 버릇없는 행동을 하자 소피는 화를 낸다. 남작은 소피가 언젠가는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 줄 거라며 부부의 사랑을 노래한 왈츠풍의 발라드를 노래한다. 남작이 파니날과 함께 별실로 가자 옥타비안과 소피는 서로 포옹하며 사랑노래를 부른다. 그때 남작의 시종인 발자키와 안니나가 몰래 들어와 그 들의 밀회장면을 봤다고 소리친다. 남작은 옥타비안에게 결투를 청하고, 결투 끝에 팔에 경상을 입는다. 안니나가 편지를 들고 들어온다. 마리안네의 편지로 오늘밤 만나고 싶은데 답장을 써 달라는 내용이다. 편지를 읽은 남작은 기분이 좋아서 답장을 쓰려고 나간다.

제3막

교외에 있는 요릿집의 어두컴컴한 별실 여자로 분장한 옥타비안이 나타나 남작을 조롱하자 남작은 마리안네가 옥타비안과 너무 닮아 의심하고 불안을 느낀다. 이때 순시 관리들이 들어와 남작에게 옆의 여자 이름을 묻자 그는 머뭇하더니 파니날의 딸이라고 대답한다. 그때 파니날이 나타나 남작의 불신을 책망하자 소피는 남작과의 결혼을 취소해 버린다. 파니날은 남작 사위가 없던 일이 되자 낙심해서 쓰러진다. 남작은 이 처녀와 결혼하겠다며 마리안네를 가리키자 실제인물 옥타비안은 이를 거절하고 나가버린다. 얼마 후 요릿집 주인이 나타나 원수 부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작은 비로소 놀림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화를 내며 나가고 옥타비안은 소피와 포옹한다. 이를 본 원수 부인은 진실한 사랑을 얻게 된 두 사람을 인정하고 그들의 결혼을 축하하며 유명한 삼중창을 노래한다. 파니날도 이를 찬성하고 일동이 퇴장한다. 옥타비안과 소피가 열렬하게 키스를 나눈 후 소피의 가슴에서 손수건이 떨어지지만 둘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방을 나간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촛불을 손에 든 흑인 하녀가 들어와 소피가 떨어뜨리고 간 손수건을 집어 드는 데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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