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살을 택한 비련의 아리아, 아밀카레 폰키엘리 오페라 <라 조콘다>

Amilcare Ponchielli Opera <La Gioconda>(아밀카레 폰키엘리 오페라 <라 조콘다>)

오페라 <라 조콘다>는 아밀카레 폰키엘리의 걸작으로 여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을 어둡고 깊은 감동으로 그려냈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 대신 ‘가희(歌姬, 여자 가수)’라는 뜻의 ‘라 조콘다’로 불릴 만큼 비천한 존재.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인물이다. 이 오페라는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희곡 『파도바의 폭군 안젤로』(Angélo, tyran de Padoue)를 기초로 아리고 보이토(Arrigo Boito)가 대본을 맡았고 1876년 4월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폰키엘리의 생애는 베르디(Giuseppe Verdi)라는 큰 빛에 가려졌지만 밀라노 음악원의 교수였던 그는 푸치니(Giacomo Puccini)와 마스카니(Pietro Mascagni)의 스승이자 베리스모 오페라의 선구자로 인정받는다. <라 조콘다>는 베르디의 최고 걸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음악과 묵직한 분위기로 1890년대 이후 전개된 베리스모 오페라를 예고한다. 주요 인물의 캐릭터 또한 어느 걸작 오페라 이상으로 뚜렷하다. 비밀경찰인 바르나바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어느 악역보다도 치를 떨게 만드는 존재이며, 조콘다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스스로 비극적인 최후를 선택하는 가련한 주인공이다.

<라 조콘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베네치아의 여가수 조콘다는 공작 엔초를 짝사랑하지만 엔초에게는 라우라라는 연인이 있다. 라우라는 법무장관 알비제의 아내이기도 하다. 이에 심한 질투를 느낀 조콘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둘 사이를 떼어놓고 엔초의 사랑을 차지하고 싶어한다. 한편, 조콘다를 흠모하는 밀정 바르나바는 엔초와 라우라를 함정에 빠트릴 음모를 꾸민다. 우여곡절 끝에 조콘다는 엔초와 라우라의 사랑을 지켜주기로 결심하고 둘을 멀리 피신시킨 후 자신은 바르나바가 보는 앞에서 자결한다.

제1막

17세기 베니스 법무장관 알비제 공작의 성 안의 뜰 베니스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밀정 바르나바는 가수인 조콘다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지만 그녀는 단호히 거절한다. 조콘다가 자신의 눈먼 어머니를 남겨놓고 엔초를 만나러 간 사이, 곤돌라 경주가 끝나자, 돌아온 군중은 패자인 추아네에게 ‘눈먼 노파가 그의 배에 마법을 건 마녀’라며 그녀를 죽이려 한다. 공작 알비제와 그의 아내 라우라가 우연히 이 장면을 보게 된다. 라우라는 노파 손의 묵주를 보고 이단자가 아니라고 하고, 알비제는 노파를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노파는 감사의 뜻으로 손의 묵주를 라우라에게 건넨다. 엔초와 함께 돌아온 조콘다는 어머니를 구해 준 데에 감사하면서 엔초를 라우라에게 인사시킨다. 바르나바는 라우라가 결혼 전 사랑했던 제노바 왕자가 엔초임을 알아챈다. 바르나바는 조콘다에 대한 복수심으로 엔초에게 둘의 만남을 주선하고, 엔초는 기뻐한다. 바르나바는 공증인에게 고발장을 받아쓰게 한다. 그때 조콘다가 이를 엿듣고 엔초에게 닥칠 위기를 생각하며 비탄에 잠긴다.

제2막

한밤중 엔초의 범선 ‘헤카테’호 배 위 선원들이 노래를 부르며 떠나고 홀로 된 엔초는 하늘과 바다를 보며 라우라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그녀가 바르나바와 함께 도착하고 둘은 기쁨의 재회를 나눈다. 둘이 함께 떠나는 출항의 순간이 되자 엔초는 마지막 준비를 위해 그녀를 갑판에 홀로 두고 떠나고, 조콘다가 갑자기 나타나 격노하며 라우라를 모욕한다. 이때 두 여인의 정열적인 이중창이 펼쳐진다. 곧이어 알비제가 타고 있는 배가 나타난다. 놀란 라우라는 자신이 살려준 노파로부터 받은 묵주를 내보이고 이에 놀란 조콘다는 라우라를 도망치도록 돕는다. 잠시 후 엔초가 갑판에 도착하자 조콘다는 그가 자신을 배신했지만 라우라가 위험한 상황이라며 함께 달아날 것을 재촉한다. 이에 엔초는 배에 불을 붙이고 바다에 뛰어 내린다.

제3막

알비제의 성 안의 회랑 제1장 격분한 알비제는 베네치아 귀족들과 어울려 자신의 명예를 손상시킨 아내를 독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으스스한 혼잣말을 내뱉는다. 그는 라우라가 도착하자 부정의 증거를 대며 그녀에게 독약을 주고는 호숫가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끝나기 전에 마시도록 명령한다. 그가 자리를 뜨자 조콘다가 들어온다. 조콘다는 라우라를 살리기로 다짐하고, 라우라를 설득해 죽은 것처럼 보이도록 준비해온 마취제를 독약 대신 마시도록 한다.

제2장

옆방에선 ‘시간의 춤’과 함께 화려한 발레로 연회가 펼쳐진다. 바르나바는 저택에 숨어 있다가 발각된 눈먼 노파를 끌고 도착한다. 이어 조종이 울리기 시작한다. 저택에 몰래 들어와 있던 엔초는 바르나바에게 그것은 라우라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알비제는 손님들에게 옆방의 관에 라우라가 누워 있음을 밝힌다. 엔초가 달려들지만 경호원들에게 감금당한다.

제4막

라 조콘다가 사는 주데카섬, 황폐한 성 안의 방 조콘다는 의식불명인 라우라를 무덤에서 꺼낸다. 그녀는 자살에 임박한 심정과 라우라를 죽이고픈 유혹에 대한 영웅적인 저항을 노래한다. 약에서 깨어난 라우라가 상황을 오해하고 조콘다에게 화를 내려 할 때 조콘다는 연인의 도피를 위해 했던 모든 계획을 밝힌다. 보트 한 척이 도착한다. 감사와 이별의 말을 거듭하며 엔초와 라우라가 떠난다. 그들이 떠나자 바르나바가 대가를 요구한다. 조콘다는 그녀의 사치품들을 늘어놓고 시간을 끌고, 그를 따르는 척 하면서 자신의 가슴을 칼을 찌른다. 화가 난 바르나바는 그녀의 귀에 자신이 그녀의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이미 조콘다는 자신의 손으로 숨을 거두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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