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지상주의자가 그려낸 구원과 해방의 드라마

리하르트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
Richard Wagner Opera <Parsifal>

이 작품은 바그너의 마지막 오페라이지만, 구상은 1845년경 「로엔그린」의 대본을 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의 전설을 연구하면서 성배에 관한 전설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여 대본을 구상하게 되었는데, 최종 대본은 1877년 완성되었으니 약 25년이 걸린 작품이다. 여러 해 동안 그의 사상과 신념에 따라 대본이 조금씩 바뀌면서 작곡이 지연되던 중 후원자인 루트비히 2세의 독촉을 받자 1877년부터 작곡을 시작한다. 그리고 1882년 1월 우여곡절 끝에 완성하여 7월 초연을 하게 된다.

그는 <파르지팔>을 무대신성축제극(B henweihfestspiel)이라 불렀는데, 그 내용은 중세 유럽의 성배기사 전설을 소재로 하고 기독교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오페라의 배경은 영국 켈트족의 전설, 독일 중세 전설 등 중세 신화에 근거하고 있지만, 자신의 다른 작품들의 경우처럼 독창적인 내용이 많다. 그 중 독일어 번역자인 에센바흐의 「페르치팔(Fercival)」을 근거로 하였기에 게르만식의 이름인 ‘파르지팔(Parsifal)’로 인용 번역되었다.

이전까지의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는 성악의 반주 역할이 가장 컸으나 이들 오페라에서는 오케스트라와 성악의 비중을 균등하게, 또는 오케스트라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성악도 일종의 오케스트라의 한 악기처럼 전체를 일관되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이 오페라의 제3막에 나오는‘성 금요일의 음악’은 성악을 제외하고 오케스트라만으로 연주해도 충분히 그 의미와 이미지가 전달된다. 실제로 연주회에서는 이 부분을 관현악만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전 신성한 기사인 티투렐은 천사로부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포도주를 마신 성배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몸에 찔렀던 성창을 받는다. 티투렐은 스페인 북부 몬살바트성에 이 성배와 성창을 안치하고 성 내에 신성한 제단을 만들고 경배하며, 보물을 수호하는 기사단을 조직한다. 어느 날 사라센 교도인 클링조르가 기사단에 입단하려 하자 티투렐은 그는 이교도일 뿐만 아니라 사악하다며 거절한다. 클링조르는 이에 앙심을 품고 근처에 아름다운 화원을 꾸미고 미녀들을 모아서 성배 수호 기사단을 유혹하여 타락시킨다. 티투렐에게 성배 수호 왕의 자리를 물려 받은 아들 암포르타스는 젊은 혈기로 클링조르를 일거에 멸망시키려 한다. 기사들을 이끌고 마법의 성으로 쳐들어가지만 클링조르의 계략에 빠져 미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성창을 빼앗긴 채 큰 상처를 입고 돌아온다. 성배 앞에서 예배를 드리며 신의 가호를 간절히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암포르타스의 상처는 낫지 않는다. 어느 날 성배가 빛을 발하고, “자비심으로 깨우치리라. 세상 모르는 순수한 바보를 기다려라. 그가 약속된 자이니라” 라는 음성이 들린다.

제1막 제1장 스페인 북부

성배 수호 기사들이 있는 몬살바트성 근처 숲 속에서 구르네만츠가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시동들을 깨워 아침 기도를 드리고 왕이 아침 목욕을 하러 올 것이라며 준비를 명령한다. 이때 쿤드리가 멀리 아라비아로부터 왕의 상처에 필요한 약을 구해 와서 그에게 준다. 이후 왕이 나타나서, 지난 밤 고통 속에 지친 가운데 떠오른 신의 계시를 이야기한다. 왕이 목욕을 마치고 떠나자 시동들과 구르네만츠는 왕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구르네만츠가 구원의 계시를 얻으려 기도할 때, 성배로부터 ‘순수한 바보가 약속된 자’라는 말이 들려온다. 그때 호수 쪽에서 백조를 쏜 파르지팔이 기사들에 의해 끌려온다. 파르지팔의 신원을 쿤드리가 구르네만츠에게 전해준다. 쿤드리는 파르지팔이 싸움을 배우지 못한 바보라고 비웃고 파르지팔이 그녀에게 달려들려 한다. 구르네만츠는 그들의 싸움을 말리고 파르지팔을 성안으로 데려간다.

제2장 성전 안 예식을 지내는 곳

파르지팔이 그가 찾는 순수한 바보라면 예식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 여겼지만 그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자 그를 내쫓는다.

제2막 제1장 클링조르의 마법의 성

마법에 의해 깊은 잠에 빠져있는 쿤드리를 클링조르가 깨운다. 쿤드리에게 성배의 기사를 유혹하라고 재촉하면서 “나의 마법은 순진한 바보라야만 풀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제2장 클링조르의 정원

정원까지 들어온 파르지팔은 자신을 유혹하려는 처녀들을 뒤로하고 떠나려하는데 쿤드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쿤드리의 유혹에 빠져들려는 순간 갑자기 암포르타스가 상처의 고통을 느낀다. 파르지팔은 결국 쿤드리를 멀리하고 클링조르를 만난다. 클링조르가 그를 죽이려고 성창을 던지지만 파르지팔은 그 창을 잡는다. 이후 클링조르의 성은 파르지팔에 의해서 무너진다.

제3막 제1장 성배의 영지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구르네만츠는 숲 속에서 신음하는 쿤드리를 일으켜 세우고 그녀가 새로운 태도로 변한 것을 발견한다. 성배가 부드러운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천장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다니는 가운데 쿤드리는 생명을 잃고 쓰러진다. 파르지팔이 성스러운 임무를 맡고 있었지만 어리석음으로 인해 늦게 도착했음을 탄식한다. 구르네만츠는 그에게 세례를 주며 멍에에서 벗어나라고 축복하고 파르지팔은 쿤드리에 세례를 베풀어 그녀의 저주를 풀어준다. 화려한 정원에서의 유혹에 대해 묻자 구르네만츠는 그것은 성 금요일의 마술이라고 대답한다.

제2장 성안의 성전

파르지팔은 암포르타스의 상처를 성창으로 치유해 준다. 성창을 들은 파르지팔이 나와서 창끝으로 암포르타스의 상처에 대며 말한다.“당신을 상처 입힌 이 창으로만이 당신을 치료할 수 있다. 용서와 치유와 속죄를 받고 축복을 받으라. 이제부터 그대가 하던 일을 내가 하리라”며 이야기한다. 암포르타스가 감격하고, 모두들 기적에 놀란다. 파르지팔이 성배의 앞에 앉아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자 높은 곳에서 조그맣고 아름다운 합창이 들려온다. “오! 경이로운 구원의 기적이여! 구세주께서 부활하셨도다!” 천장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와서 파르지팔의 머리 위에 맴돌고 쿤드리는 생명을 잃고 쓰러진다. 파르지팔이 성창을 들어 기도하고 있는 동료기사들을 축복하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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