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의 브륀힐데에게 키스하는 지그프리트 – 리하르트 바그너 4부작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중 제3부 <지그프리트> Wilhelm Richard Wagner from

바그너는 이태리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와 같은 해인 1813년 태어났다. 두 사람은 작곡활동 기간 내내 서로의 음악세계를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었다. 바그너는 《마탄의 사수》로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전형을 창조한 마리아 폰 베버의 영향을 받았으며 뛰어난 극작가로서의 감각을 지녔다.

그는 무엇보다 언어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이탈리아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독일인의 성대 구조로 이탈리아 오페라를 노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탈리아어 말고는 다른 어떤 언어도 모음을 사용해 그토록 감각적인 쾌락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적할 독일 오페라의 세계를 구축할 필연성을 일깨웠다. 또한 아리아로 구성되는 이탈리아 오페라와 구별하기 위해 자신의 오페라에는 ‘악극’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붙였다. 음악뿐 아니라 문학에도 조예가 깊고 재능이 뛰어났던 바그너는 “내 작품들은 글루크의 오페라 개혁에 이은 가장 획기적인 개혁의 시도이며, 극과 음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라며 자신의 오페라 대본을 모두 스스로 썼다.
<지그프리트>는 제2부 <발퀴레>의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아들인 지그프리트의 이야기이다.

제1막 깊은 숲속의 어느 동굴 제1장 알베리히의 동생 미메는 지그프리트와 함께 살고 있다. 미메는 내심 지그프리트가 용으로 변한 파프너를 죽이고 자신이 반지를 차지하기를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그프리트는 그가 만든 모든 칼을 모두 부러뜨리며 비웃기만 한다. 지그프리트가 부러뜨릴 수 없는 단 하나의 칼은 바로 마법의 칼 ‘노퉁’이다. 한편 지그프리트는 자신과 모습이 너무 다른 미메를 의심하며 자신의 부모에 대해 다그쳐 묻는다. 미메는 지글린데가 지그프리트를 낳고 죽었다며 그녀가 품고 있던 노퉁의 조각을 보여주고, 지그프리트는 노퉁을 붙여 온전한 칼로 만들라고 명하고 나간다. 제

2장 방랑자로 변신한 보탄이 들어와 미메에게 서로의 목을 걸고 세 문제씩 수수께끼를 내자고 제안한다. 미메의 세 문제를 모두 맞힌 방랑자는 미메에게 세 문제를 묻는다. 미메가 첫 두 문제를 맞추고 마지막 질문인 ‘누가 노퉁을 새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답을 못하자 방랑자 보탄은 두려움을 모르는 자가 노퉁을 새로 만들 것이라 말하고 떠난다. 제3장 집에돌아온 지그프리트가 새로 고친 노퉁을 요구하자 미메는 노퉁을 고칠 수 없다고 답한다.
갑작스런 공포를 느낀 미메는 지그프리트를 파프너에게 데려가 두려움을 가르쳐 주기로 다짐한다. 한편 지그프리트는 스스로 노퉁의 조각을 붙여 칼을 완성한다. 지그프리트는 새로 완성된 마법의 칼 ’노퉁‘을내려쳐 쇠모루를 둘로 쪼개고 막이 내린다.

제2막 파프너의 동굴 입구 제1장 알베리히가 반지가 있는 파프너의 동굴을 바라보고 있다. 보탄이 등장 하자 알베리히는 그를 알아보고 파렴치한 도둑으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보탄이 파프너를 죽이게 되면 그의 지팡이가 부러질 것이며 보탄의 힘은 영원히 잃을 것이라 외친다. 보탄은 파프너를 깨우면서 그를 죽이러 칼을 들고 오는 영웅이 있다고 전하고, 알베리히에게는 미메에 대한 경고를 하고 떠난다. 제2장 미메는 지그프리트를 이끌고 파프너의 동굴 앞까지 왔으나 들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지그프리트는 혼자 동굴을 향해 걸어가며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는 한 번도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아름다운 새를 보며 풀피리를 만들어 그 소리를 흉내 내고, 그 소리를 들은 파프너가 동굴에서 나와 지그프리트와 싸운다. 지그프리트가 노퉁으로 용의 심장을 찌른다. 죽기 직전 파프너는 지그프리트에게 미메의 악한 의도를 조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지그프리트는 손가락에 묻은 용의 피를 혀끝으로 맛을 보고, 새들의 소리를 알아듣게 된다. 새는 지그프리트에게 요술투구와 반지만 가져가라면서 미메의 배반에 대해서 경고하고, 이에 지그프리트는 미메를 죽인다. 지그프리트가 자기의 짝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묻자 새는 브륀힐데에 대해 말해주고 두려움을 모르는 자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지그프리트는 자기를 그녀에게 인도해 달라고 한다.

제3막 브륀힐데의 바위산 제1장 보탄은 잠들어 있는 대지의 여신 에르다를 깨운다. 그녀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물어보려하자 에르다는 자기는 오직 현재만을 인지할 뿐 앞일들은 바꿀 수 없다며 운명의 여신인 노른들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보탄이 그들을 믿지 못하자 그녀는 다시 브륀힐데에게 물어보라고 제안한다. 보탄이 브륀힐데에게 일어난 일을 말해 주자 에르다는 “반항을 가르친 자가 그 반항을 처벌하다니!”라며 화를 낸다. 보탄은 그녀로부터 좋은 충고가 없자 실망한 뒤 그녀를 다시 깊은 잠으로 보내고, 새로운 영웅 지그프리트를 만나고자 길을 떠난다.

제2장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가 잠든 산 아래서 보탄과 만난다. 지그프리트를 인도하던 새가 보탄을 보고 모습을 감추자 지그프리트는 방랑자에게 길을 묻는다. 방랑자는 오히려 지그프리트의 영웅적인 행동들에 대해 묻는다. 지그프리트가 거칠게 답을 하자 보탄은 화를 내면서 자신의 지팡이에 노퉁이 산산조각 나고 싶지 않으면 도망치라고 위협한다. 지그프리트는 드디어 자기 아버지의 원수를 만났음을 깨닫고 노퉁으로 보탄의 지팡이를 내려친다. 지팡이는 둘로 갈라지고 보탄은 모든 힘을 잃게 된다.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를 찾아 산을 오른다.

제3장 지그프리트는 마법의 불을 뚫고 들어가 깊이 잠든 브륀힐데를 발견한다. 여인을 처음 본 지그프리트는 두려움으로 그녀를 깨워보려다가 우연히 입을 맞추고, 그녀가 깨어난다. 브륀힐데는 그녀를 깨운 사람이 지그프리트임을 알고 몹시 기뻐한다. 발퀴레 갑옷과 자기의 애마를 보면서 한 때 화려했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지그프리트를 향한 애정이 싹튼 그녀는 발할라의 일들을 잊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연인이 뜨겁게 포옹하며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