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와 불행이라는 악순환의 시작

리하르트 바그너 4부작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중 제1부 〈라인의 황금〉

Wilhelm Richard Wagner <Das Rheingold> from <The ring of the Nibelung>

바그너는 낭만주의 작가들이 발굴한 게르만 신화와 중세 기사에 관한 전설을 소재삼아 대형 악극을 제작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오페라가 바로 4부작 <니벨룽겐의 반지>이다. 이는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4부로 구성되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니벨룽겐은 니벨룽의 복수형으로 ‘죽은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네벨하임’에서 유래된 말이고, ‘니벨룽’은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오페라는 북유럽 신화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는데 신의 대표 보탄과 지그프리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신들이 등장한다. 주제는 절대적인 권력과 부를 약속하는 반지이지만 반지를 만진 자들은 모조리 몰락하거나 죽는 저주를 받는다는 이야기이다.

반지는 라인강의 요정들에게서 신들을 거쳐 거인에게로, 다시 거인에게서 지그프리트에게로 넘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엔 지그프리트의 애인 브륀힐데의 손을 거쳐 라인의 요정에게로 되돌아가며 반지에서 다시 황금으로 순환하는 복잡하고 흥미로운 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니벨룽겐의 반지>의 대본 및 작곡은 바그너가 취리히에 망명하였을 때 직접 진행하였다. 1848년 5월 드레스덴에서 혁명이 일어났을 때 당시 드레스덴 궁정악장이었던 바그너가 혁명에 적극 가담하게 되었는데 혁명이 진압된 뒤 혁명 운동의 주동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어 체포령이 내려지자 그 후 9년 동안 스위스에 피신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아내 민나와의 사이가 심각하게 벌어져 몸과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러던 중 구사일생으로 취리히의 갑부 베젠동크 부부의 도움으로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제약을 느끼지 않고 창작 활동에 몰두 할 수 있었다.

처음 계획으로는 후에 전 편의 종결편이 된<신들의 황혼>에 해당되는 <젊은 지그프리트의 죽음>만으로 독립된 오페라를 만들 생각이었으나, 바그너는 줄거리를 좇아 앞으로 자꾸 나아가며 대본을 쓰게 된다. 결국 <지그프리트>, <발퀴레>, <라인의 황금> 순으로 불어나게 되었다. 특히 1852년 여름 스위스의 알프스 산정을 답파한 체험은 그의 창작 의욕을 크게 북돋아 주게 된다.

1852년 초 전 4부의 대본을 완성한 바그너는 즉시 작곡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대본 때와는 달리 작품의 들을만한 Album 순서대로 <라인의 황금>부터 작곡을 시작하면서 그는 동료이자 훗날 장인이 되는 프란츠 리스트에게 ‘벗 이여, 나는 기적에 젖어 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라인의 황금>의 멋진 장면이 완성되었고 내가 미처 예감하지 못했던 풍성함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내 재산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이고 모든 것이 내 속에서 끓어오르며 음악을 울려 주고 있다’고 흥분하며 편지를 쓴다.

<니벨룽겐의 반지> 4부를 각각 살펴보면 제1부 <라인의 황금>은 1막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라인 강바닥 막이 오르면 라인의 강바닥이 나타나며 세 처녀가 황금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난장이 알베리히가 나타나 처녀들을 뒤쫓지만 처녀들은 못생긴 알베리히를 꺼려 도망친다. 그러다 강바닥의 황금을 발견한 알베리히는 이 황금으로 반지를 만든 자는 세계를 통치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이것을 갖는 자는 사랑을 버려야 한다는 말을 언뜻 듣게 된다.

그러자 그는 처녀들을 속이고 그 금덩어리를 빼앗는다. 이것이 이 작품 전체의 비극의 씨앗이 된다. 제2장 신들의 세계 하늘 위의 새로 지은 웅장하고 화려한 발할 성에서 신의 우두머리 보탄이 다른 신들과 함께 살고 있다.

보탄은 미의 여신 프라이아를 대가로 주기로 약속하고 거인족인 파졸트와 파프너 형제에게 궁전을 지을 것을 거래한다. 그러나 궁전이 완성된 후 신들은 프라이아가 없어지면 그들이 노쇠해지기 때문에 그녀를 주기로 한 보탄을 비난한다.

난처해진 보탄은 불의 신 로게를 부른다. 로게는 프라이아를 포기하지 않고도 반지를 얻을 수 있다며 알베리히가 라인의 황금을 훔쳐 반지를 만든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것을 빼앗자고 제안한다. 제3장 지하세계 니벨하임 불의 신 로게와 함께 보탄은 지하의 난장이족 세계로 내려간다.

한편 알베리히는 동생 미메를 시켜 자유자재로 변신가능한 마법의 투구를 만들게 한다. 이를 본 로게는 그에게 구렁이로 변해보라고 하여 놀라는 척하다 다시 작은 두꺼비로 변신케 한 뒤 그를 붙잡아 마법의 투구와 라인의 황금으로 만든 반지를 빼앗고 보탄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며 매우 기뻐한다. 반지를 빼앗긴 알베리히는 그 반지를 가진 자에게 즉시 죽음이 닥치리라고 저주를 한다.

제4장 신들의 세계 보탄은 이 반지를 프라이아 대신 거인 형제에게 어쩔 수 없이 준다. 보탄에게서 마법의 투구와 반지를 받자 즉각 그 저주가 나타나 거인 형제는 서로 싸우다 파프너가 형 파졸트를 죽인다. 이를 본 보탄은 불길한 공기를 휩쓸어 없애라고 천둥의 신 도너에게 명령한다.

도너가 철퇴를 내려치자 천둥 구름이 일면서 피 냄새나는 공기를 쓸어 없앤다. 보탄은 행복의 신 프로가 놓은 무지개 다리를 건너 유유히 발할 성으로 들어간다. 이때 유명한 ‘발할 성으로의 신들의 입장’의 웅장하고 화려한 선율이 흐르며 막이 내린다.

들을만한 Alb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