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감성의 진수로 불리는 국민 오페라

칼 마리아 폰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
Carl Maria Friedrich Ernest von Weber Opera
<Der Freischutz>

18세기 초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대개 이탈리아 오페라의 양식에 따라서 이탈리아어 대본에 의존하여 작곡했다. 당시 모차르트도 이를 따라 작곡하였으나 일부 오페라에서 대사를 말로 하는 ‘징슈필(Singspiel)’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18세기 후반 독일 특유의 오페라가 탄생한다. 이탈리아 오페라가 멜로디의 아름다움이나 성악에 집중하는 데 반해 베버는 극적인 내용 표현과 대본을 중요시했고, 오페라의 음악도 단순한 선율의 아름다움보다 극적인 표현이 추구되어 정서적인 감동을 더 실감나게 했다. 이로서 베버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독일 오페라의 새로운 낭만파 시대를 열게 되면서 진정한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창시자’로 등극하게 된다.

베버는 유랑극단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각 도시의 다양한 문화 예술을 접했다. 미하일 하이든을 비롯한 당시 여러 음악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베버는 겨우 14살이 되던 해 첫 번째 오페라 <숲의 소녀>를 작곡하여 성공을 거둔다. 이미 10대의 나이에 두각을 보이면서 18세에 브레슬라우 시립 오페라극장의 악장으로 임용됐고, 곧바로 슈투트가르트의 루트비히 공작의 개인비서로 자리를 옮겨 오페라 <실바나>를 작곡한다. 그는 20대 초반에 이미 자신만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창조했다. 1816년에 드레스덴의 궁장악장에 임명된 이후 본격적으로 오페라에 몰두하게 되면서 그 증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일곱 번째 오페라 <마탄의 사수>가 탄생하게 된다.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요한 아펠의 소설 「사냥꾼의 신부」를 주제로 한 것으로 법률가이자 시인이었던 프리드리히 킨트가 각색하였다. 베버가 여기에 곡을 붙여 1821년에 발표하자마자 독일의 감성적 진수로 평가받으며 ‘국민 오페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독일 특유의 민속 문화와 함께 초자연적인 존재, 선과 악의 대결, 구원의 속죄 등이 담겨있기 때문에 독일인들은 그 이전의 어느 오페라보다 더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오페라는 17세기 독일 보헤미아의 숲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 악마와 거래한 젊은 사냥꾼의 이야기이다. ‘내 주여 뜻대로’라는 찬송가 주제를 삽입한 서곡은?사냥꾼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퍼지듯 당당한 연주가 시작된다. 시골 마을에서 펼쳐진 사냥 대회가 소박한 향기와 친근감을 물씬 풍기면서 산뜻하고 남성적인 ‘사냥꾼의 합창’으로 독일인들을 사로잡았다. 당시 <마탄의 사수>를 지휘하는 베버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9살 소년 바그너는 훗날 이 작품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탐독하는 철학자부터 빈의 「모드 저널」의 독자까지 다양한 계층을 매료시켰다면서 자신은 제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베버처럼 지휘하는 것이 소원이라 말하였다.

제1막 보헤미아 시골의 목로주점 앞 산림보호관 쿠노의 딸 아가테를 사랑하는 사냥꾼 막스는 내일 있을 사격대회에서 우승해야만 그녀와 결혼할 수 있다. 하루 전날 있었던 연습경기에서 킬리안에 패한 막스는 완전히 풀이 죽어 있다. 그때 악마 자미엘에게 마법의 탄환을 조건으로 영혼을 팔아버린 카스파르가?막스에게 접근한다. 카스파르는 내일까지 누군가를 악마 자미엘에게 제물로 바쳐야 자신의 목숨을 연장할 수 있는 처지이다. 그는 막스에게 월식이 일어나는 보름인 오늘밤 자정에 늑대골짜기로 오면 마탄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제안하며 내일까지 영혼을 자신에게 팔 것을 제안한다. 막스는 망설이다가?아가테와의 혼인을 생각하고 승낙한다.

제2막 산림보호관 집의 방 아가테는 벽에 걸린 조상의 초상화가 떨어져 머리를 다쳐 낮에 만난 수도사의 경고를 엔헨과 걱정하고 있는데 막스가 들어온다. 그가 사냥하러 늑대골짜기로 간다고 하자 아가테는 악마 골짜기라며 만류하지만 그는 뿌리치고 떠난다. 늑대골짜기 카스파르가 악마 자미엘과 흥정을 하고 있다. 시한 만료인 내일까지 새 제물인 막스를 바치겠다며 7발의 마탄을 요구한다. 자미엘은 6발은 명중하겠지만 마지막 한 발은 그가 쏘라는 자에게 명중하게 된다고 하자, 카스파르는 신부 아가테에게 발사해 막스와 신부의 아버지를 모두 절망에 빠트리자고 한다. 잠시 후 막스가 도착하는데 죽은 어머니의 환상이 나타나 그곳을 벗어나라고 경고하더니 곧 머리를 풀어헤치고 폭포에 투신하려는 아가테의 환영으로 바뀐다.

제3막 사냥대회가 열리는 날 막스와 카스파르는 마탄 덕분에 각각 3발을 명중시켰고, 마지막 남은 막스의 1발은 마지막 사격 콘테스트에 쓰기로 한다. 한편 엔헨은 간밤에 악몽을 꾼 아가테의 고민을 들어준다. 꿈에 아가테는 하얀 비둘기가 됐고 막스가 그녀를 겨낭하자 떨어졌는데 다시 아가테로 변신했지만 대신 독수리가 피를 흘린다는 내용이다. 마을 영주 오토카르는 신부가 도착하기 전에 시범사격을 마칠 것을 제안하면서 1발만 더 맞추면 막스가 우승이라며 나무 위의 흰 비둘기를 쏠 것을 제안한다. 막스가 겨냥하는데 비둘기가 앉아 있는 나무들 사이로 아가테가 걸어온다. 아가테는 “쏘지 마세요! 내가 바로 비둘기예요!”라고 외친다. 이때 마탄은 아가테가 안고 있는 장미화관에 적중되어 아가테는 기절하고 다시 튕긴 마탄은 나무 위의 카스파르를 맞춘다. 군중들 사이 자미엘이 나타나자 카스파르는 그를 저주하며 죽는다. 오토카르는 막스에게 사건의 전말을 자백하라고 명한다. 막스가 마탄의 힘을 빌렸다고 말하자 오토카르는 자신의 영지를 떠날 것을 명한다. 사람들은 자비를 간청하자 수도사는 1년간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그동안 유혹에 빠지지 않으면 아가테와 혼인시키자고 한다. 오토카르가 이를 따르기로 하자 모두들 행복해하며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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